상단여백
HOME 연재 박수애의 민화 이야기
(38)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박수애 Maria Park | 승인 2018.12.18 18:38
감모여재도 [박수애 작]

안녕하세요.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간다고 하는데요. 어느덧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이 되면 많은 분들께서는 지난 시간과 자신에 대해 되돌아봅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연말은 1년을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일에 의미를 둡니다.

그러면 새해라는 말은 여러분들께 어떤 의미로 다가오시는지요? 희망, 각오, 행복, 시작, 기대, 밝고 희망찬 미래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제 경우는 한 가지가 더 추가가 됩니다. 바로 '차례'입니다.

차례는 일반적으로 명절, 설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인데요. 저희 집에서는 신정(양력 1월1일)에 차례를 모시기 때문에, 제수준비를 해야 하는 저는 새해와 제사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의 주제를 조상숭배의례인 제사와 관련 있는 '감모여재  그림'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감모여재'는 조상을 사모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그분들이 살아계시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미이며, 감모여재도는 유교식 사당그림을 말합니다. 조상신이 머무는 신성한 사당을 그림으로 그려, 조상신을 받드는 후손의 마음을 표현한 그림이며, 일종의 제사 도구로서 이용된 그림입니다.

화려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고려왕조를 폐한 이성계는 조선을 개국했습니다. 그의 정치철학은 '억불숭유정책'이었고, 이로 인해 조선시대에는 백성들의 삶 깊숙하게 유교이념을 전파하려는 조정의 의지가 강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사람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인해,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하고, 돌아가신 뒤에는 양지바른 명당에 모셔놓고,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는 일이 자식 된 도리로서 후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통해 돌아가신 분과 교류하며, 그분들의 음덕으로 인해 자손들의 복을 빌었기 때문에 '제사'가 중요한 의례가 되었습니다.

유교식 사당 그림인 감모여재그림은 조선후기 민화에 등장하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은 유교식 의례를 제도로 삼아, 조상의 신주를 모시는 사당을 중요하게 생각 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은 별도의 사당을 짓고, 제사를 모실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사당 대신 사당그림을 이용해 제사를 지냈습니다.

다른 이유는 사대부들이 관직을 제수 받고 임지로 떠나더라도, 신주를 모신 사당을 옮기는 일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이 편리한 감모여재 그림을 이용하여 임지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이용했으며, 집에서 멀리 떠나게 되어, 제사에 참여할 수 없을 때 요긴하게 제사를 지내는데 이용했습니다.

감모여재도 [박수애 작]

또 다른 이유는 억불숭유정책으로 억압을 받았던 불교는 민간에서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고, 일반 백성들은 죽은 이들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인 천도재를 지낼 때 감모여재 그림을 사용했으며 가난하여 제대로 된 제사상을 마련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부모나 조상을 그리워하며 제사를 지낼 때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서민들은 사당에 신주를 따로 모실 수 없어서, 지방을 쓰는 지방 제사를 드리게 되는데 , 이때 감모여재 그림 속에 그려진 위패에 종이로 지방을 써서 붙인 뒤에 제사를 지냅니다. 조선 후기 민화의 대유행이 서민들의 제사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요인이 되는 것이지요.

제가 그린 감모여재 그림에는 사당 앞에 포, 적, 생선, 밤, 곶감, 나물 등을 그렸는데요, 손쉽게 언제 어디서든지 제사를 지내시는데 이용하실 수 있으며, 특히 해외에서 제수를 마련하기 어려울 경우에 더욱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가오는 2019년 가족과 함께 밝고 행복한 새해를 맞으시고, 차례를 모시는 댁에서는 감모여재 그림을 보시면서, 조상을 사모하는 마음을 다시금 느껴보시기를 바라면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애 Maria Park  sooaepark@hotmail.com

<저작권자 © 뉴질랜드 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수애 Maria Park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이메일 : nztoday@hotmail.com  |  대표전화 : 64-9-479-252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아그네스 임
Copyright © 2019 뉴질랜드투데이-뉴질랜드 한인 뉴스 사이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